마을 어귀에 세워져 액운을 막고, 길손을 맞이하던 장승은 오랜 세월 공동체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주로 남녀 한 쌍으로 세워지며, 소나무나 밤나무로 만든 목장승과 화강암으로 깎아 만든 돌장승이 있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장승은 수호신 역할은 물론 이정표 기능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전통 마을 수호신이 아닌, 현대판 ‘장승’이 진안군 도로변에 홀로 서 있다. 진안군 진안읍 연장리, 26번 국도 전진로상 진안방향 관암길 우측 도로변에, 자가용 차량 한 대가 수개월째 주차된 채 방치돼 있다. 해당 차량은 진안읍 제4방범대 소속 차량으로 확인됐으나, 장기간 운행 흔적은 없고 사실상 도로변에 고정된 상태다. 차량은 마치 마을 어귀에 세워진 장승처럼 한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 역할과 존재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주민 안전을 위해 순찰과 방범 활동에 활용돼야 할 자율방범대 차량이, 장기간 운행되지 않고 방치된 점에 대해, 인근 주민들의 의문도 커지고 있다. 자율방범대 차량 관리와 운영 실태, 그리고 공적 목적의 차량이 왜 장기간 사용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세워졌던 장승은 외롭지 않았다.
인구 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전북 진안군이, 정부의 핵심 지역 활성화 사업인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서, 1·2차 심사 모두 최종 선정에 실패하며 행정의 안일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의 경제 활성화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해 선정된 지역 주민에게, 2년간 월 15만원(연 18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진안군은 1차 심사에서 12개 후보군에 들었으나 최종 7개 지역 선정에서 탈락했고, 이후 2차 추가 선정 명단(장수, 옥천, 곡성)에서도 제외되며 기회를 놓쳤다. 진안군은 전국 지자체 중 최하위 수준인 재정자립도 약 6.7%의 열악한 현실을 내세웠음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가장 큰 문제는 '늦장 대응'이었다. 진안군은 사업 공모 직전인 지난 9월에야, 전담 TF팀을 구성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한 반면, 2차에 선정된 전북 장수군은 2022년부터 군의회 소통, 관련 조례 제정 등 2년에 걸쳐, 선제적으로 정책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알려져 행정력의 대비를 보였다. 군민들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책 강구를 게을리한 결과"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뒷북 행정이, 절박했던 기회를 날렸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전북도민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82%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전국 3위다. 이 득표율의 의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 느낀 소외와 정책적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도민들의 ‘다시는 외면받지 않겠다’는 기대와 절박함이 표심으로 표현됐다. 어떤 의미에선, 여러 난관에 봉착한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보내는 명확한 '구조 요청'이다. 사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역대 보수정당 후보 중 가장 많은 횟수로 전북을 방문, 새만금 메가시티, 국제공항 조기 착공, 제3 금융중심지 지정 등 파격적인 지역 공약을 제시했다. 정권 초반 ‘전북 홀대론 극복’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임기 말로 갈수록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윤 정부의 전북 공약 이행률은 82.6%에 달하지만, 실제 완료된 사업은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단 1건뿐이다. 게다가 2023년 세계잼버리 파행 사태는 전북의 예산 확보에도 치명타를 입혔다. 당시 전북도는 6,626억 원 규모의 주요 SOC 사업 예산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78%가 삭감돼 1,479억 원만 반영됐다. 이에 전북도는 핵심 인프라 예산이 삭감되면서 재정에도 균열이 일